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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농원일지/농원이야기

지안농원 ( 40대 부부 )의 귀농 결심과 준비 과정을 이야기로 엮어 보았습니다.

by 지안지산 2019.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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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농원 ( 40대 부부 )의 귀농 결심과 준비 과정을 이야기로 엮어 보았습니다. 

지안농원 유튜브 채널 동영상 "[귀농 이야기 2] 지안농원 귀농 결심과 준비 과정 소개"을 제작한 내용으로 블로그 글을 작성하여 봅니다.



안녕하세요? 지안입니다.
저희가 시골에 온지 벌써 1년 2개월 되었는데요,
오늘은 시골로 오기까지 저희가 어떻게 준비를 했었는지 말씀드려 보려고 합니다.
시골 생활을 계획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이 영상이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귀농하기 전에
서울에서 몇 년 살다가  인천으로 이사를 했었는데요,
근처에 해마다 갈아엎어 분양하는 밭을 10평씩 얻어

봄부터 가을까지 5년을 이것저것 심어 길러 먹었습니다. 



잘 짓는 농사는 아니었지만, 한 해 두 해 농사를 지을 수록
호박도 순이 넓게 뻗도록 맘껏 기르고, 겨울을 나는 마늘과 양파도 심고 싶었고,
더 넓은 텃밭에 다년생 나물과 다양한 채소를 심고 싶은 마음이 정말 컸습니다.
제가 채식 위주로 반찬을 하기 때문에
채소가 많으면 많을 수록 좋아서 텃밭 농사 욕심이 많았고,
그래서 시골에서 넓은 텃밭 가꾸는 게 정말 큰 꿈이었습니다.

서울에서도 인천에서도 저희는

아파트 베란다에 블루베리 묘목을 직접 길러보는 시도를 했는데요,



블루베리 가지를 잘라 모판에 꽂아놓으니 뿌리를 내리고 자라 묘목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인천에서 분양받은 텃밭에
화분 채로 두어 햇볕을 충분히 받으며 자라게 했습니다.
블루베리 삽목에 성공을 하니, 묘목 수가 점점 늘어났겠죠?



그래서 저희 부부는 블루베리 농장 조성과 텃밭의 꿈을 꾸게 되었고,
그래서 경매로 남편 고향인 거창에 토지를 천 평 구매하여 블루베리 밭을 일구고
묘목을 옮겨 심었습니다.
땅 구해놓고는 4년 정도를 해마다 그렇게 옮겨 심었어요.
경매라 해도 땅값이 비싸니, 저렴하다 싶은 곳을 찾다보니 산밑이라
멧돼지가 블루베리 밭을 파헤치는 피해를 입고, 차량 접근도 힘든...
그런 곳입니다. 



그렇게 땅을 사고 묘목을 옮겨 심으면서도
회사는 언제 그만두고 농사지으러 갈 것인지에 대한 계획은 없었고요,
다만, 회사에서 남편의 사직을 권할 때 농사지으러 간다라고만 정했기 때문에
그 때를 막연히 기다리고만 있었습니다. 


도시의 교통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저희는
내내 자가용 없이 대중교통으로만 살았는데요, 
블루베리 묘목을 계속 키워서 자라면 직접 들고 지하철에 시외버스 타고
오가면서 심었습니다.
무거운 걸 직접 들어 나르다보니 힘들기도 했습니다.




내 밭에서 맘껏 농사짓고 싶다는 열망과
그 동안 조성해 놓은 블루베리밭에 대한 기대로 시골생활을 꿈꾸고 있을 때,

드디어 남편의 희망 퇴직이 기회가 되어 시골로 오게 되었는데요,



그렇게 준비한 것이 5년 정도 됩니다.
귀농 및 시골 생활, 농사 짓는 법 등 인터넷 강의도 꽤 들어 보고 책도 많이 보면서
몇 년간 준비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요,
막상 와서 보니, 텃밭에서 반찬거리 나오는 것이 다이고,
블루베리는 긴 장마로 인해 손실이 상당히 컸습니다. 



그러다 보니 1년 농사지어 돈으로 들어온 건 한 달 치 월급 수준이나 될까 합니다. 
막막하죠? 정말 막막합니다.

씨 뿌리고 심고 재배하는 과정 그런 것 다 무시하고,
다 자란 작물을 수확하는 그 과정만 갖고서 직거래 가격으로 따져보았는데요,
농산물 팔아야 최저 시급도 안된다는 걸 알고 맥이 풀리기도 했습니다.
알고 보니, 그게 농촌 현실이더라구요.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대부분 그렇습니다.

저는 친환경자급농을 생각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아직 초보라서 그런 걸까요? 친환경으로 애써 지어보는데, 사실 자급이 쉽지 않네요.
작년에 긴 장마와 장마 끝의 오랜 가뭄 탓도 있구요.
블루베리 나오는 걸 팔면 어느 정도 몇 달치 생활비는 나오지 않을까란 막연한 생각도 했는데요,
1년을 겪어 보니 이렇게 해서는 도저히 생활을 할 수가 없겠더라구요. 


도시에서도 저희는 자동차 없이 살 정도로 아끼고 살았기 때문에
시골에서도 아끼고 살면 되겠거니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와서 보니, 먹거리는 농사지어 해결한다 해도 다달이 숨만 쉬어도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도 꽤 됩니다.
한두 달 지날 수록 쌀 살 때조차도 민감해지더라구요.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석 달 전 쯤 묵은 비닐하우스가 있는 묵정밭 2000평을 임대하여
올 해 비가림 고추 농사에 새롭게 도전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비닐하우스라서 수리 및 비닐씌우기를 모두 새로 해야 하는데,
인건비가 상당히 비싸서 직접 하고 있는데요, 비닐 및 자재값도 상당합니다.
올 해 열심히 해서 수익이 많이 나면 좋겠지만, 적자 나지 않길 바라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치킨 집 같은 자영업을 하는 것이 나을까 시골 가서 농사 짓고 사는 게 나을까 같은
단순 비교를 하며 그래도 시골이 낫겠단 생각을 하고 귀농을 했습니다.
그러나 와서 보니, 예측할 수 없는 날씨도 문제지만,
실제 농사도 도시의 자영업 못지않게 투자비도 만만치 않고요,
수익에 대한 보장도 없고, 그로 인해 빚을 지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귀농 및 시골 생활을 꿈꾸시는 분들께 지난 영상에 이어 거듭 말씀 드리자면,
준비를 정말 철저히 하시고,
시골에서의 안정된 수입원을 마련하여 시골에 안착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지안농원TV 유튜브 동영상 : [귀농 이야기 2] 지안농원 귀농 결심과 준비 과정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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